우리가 미처 몰랐던 서애 류성룡의 진면목
이 책은 서애 류성룡이 과연 누구인지 들여다보기 위해 그가 직접 했던 말을 살펴보고,『서애집』『징비록』『선조실록』『선조수정실록』 등의 사료들을 참고해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1592년 일본의 침략으로 벌어진 임진왜란, 그리고 백성을 버리고 명나라로 도망치려 했던 무능한 군주 선조와 당쟁으로 인한 조정의 혼란까지 그야말로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었던 풍전등화의 위기 속 조선 바로 그곳에 이순신과 권율을 천거해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떠나려던 선조를 만류해 기강을 바로잡았으며, 권력 다툼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충신 류성룡이 있었다. 그간 수많은 책과 영화 등을 통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던 명재상 류성룡의 진면목을 『류성룡의 말』을 통해 살펴보려 한다.
이 책은 국난을 맞아 애국과 위민의 가치를 잃지 않고 불철주야 나라를 위해 온몸을 바쳤던 류성룡의 활약상과 인간적 면모가 어떠했는지 여과 없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전란의 와중에 그는 과연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그는 당시 탄핵론자들의 주장대로 명과의 외교와 일본과의 화의에 치중해 나라를 그르친 인물이었던가? 화려한 관직생활 뒤에 숨은 그의 인간적 면모는 무엇이었을까? 류성룡은 임금답지 않은 임금의 은혜에 지나치게 많이 보답한 충신이었으며, 능력과 자질이 넘치는데도 기득권을 가진 반대론자들의 저항에 부딪혀 삭탈관직을 당한 시련의 정치인이었으며, 학문을 통해 배운 이치를 실제 현실에 담아내려 끊임없이 방법을 모색한 진정한 학자였다.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시기에 귀감이 될 만한 역사 속 영웅 류성룡의 말과 행동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지은이 유성룡柳成龍(1542~1607)중종 37년에 경상도 의성 지방에서 황해도 관찰사 유중영의 아들로 태어났다. 16세 때 향시에 급제한 그는 21세 되던 해 퇴계 이황의 문하로 들어가 학문을 닦았다. 25세 되던 1566년에는 문과에 급제해 승문원 권지부정자로 관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좌의정으로 병조판서를 겸하고 있다가 도체찰사에 임명되어 군무를 총괄했다. 선조가 난을 피해 길을 떠나자 호종했으며, 개성에 이르러 영의정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평양에 도착해서는 나라를 그르쳤다는 반대파의 탄핵을 받아 파직당했다. 서울 수복 뒤, 영의정에 복직되었다. 선조가 서울로 돌아오자 훈련도감의 제조를 맡아, 군비를 강화하고 인재를 배양했다. 그러나 정유재란 이듬해 북인들의 탄핵으로 관직을 빼앗겼고, 그 뒤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히 저술에 몰두했다. 나중에 조정의 부름을 여러 번 받았으나 일절 응하지 않았다. 주요 저서로 《서애집》, 《영모록》, 《징비록》 등이 있다.옮긴이 김흥식지금은 산업 도시로 바뀌어 버린 군산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강대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을 중퇴했다. 어려서부터 한문이 주는 즐거움에 빠져 온갖 고전을 즐겨 읽었다. 그 결과 우리 고전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은 ‘오래된책방’ 시리즈를 비롯해 ‘서해클래식’ 등을 기획했고, 《징비록》을 번역했다. 이 외에 관여해 출간한 책으로 《세상의 모든 지식》 《한국의 모든 지식》(지음) 《1면으로 보는 한국 근현대사 1, 2, 3》(기획) 《조선동물기》(엮음) 등이 있다.
엮은이의 말 진정한 리더십과 애민은 무엇인가
1장 곪아 있는 조선을 바꾸고자 직언하다
신하의 죽기 직전 충언에 죄를 물리지 마소서
넓은 토지를 가진 자들은 세금 내기를 거부합니다
아전이 부패하게 되는 덴 이유가 있습니다
백성의 삶을 어루만질 방책을 찾아야 합니다
신하들의 붕당으로 시끄럽고 어지럽다
백성이 애써 쌓은 성들이 무너지고 있다
천거가 있어야 등용된다면 큰 폐단입니다
언로가 막히는 풍조를 바로잡아야 한다
호남과 영남 사이의 작은 고을을 맡겨주소서
경상도 관찰사를 맡을 수 없습니다
오랑캐를 기습하는 것은 당당하지 못하다
임금과 재상은 운명을 말하지 않습니다
까닭 없이 작위가 주어지면 안 됩니다
간쟁한 일 때문에 언관을 벌주면 안 됩니다
나에게까지 선물할 여력이 있는가
마땅히 물러나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목수가 나무를 쓰듯 사람을 등용하소서
옥사를 공정히 처리하면 저절로 복종할 것이오
폐단을 스스로 열어놓을 수 없습니다
2장 임금이 떠나면 조선은 우리 소유가 아닙니다
내가 이순신을 천거해 수사로 임명되었다
낯선 장수를 급히 보내면 반드시 후회합니다
일본과 합심해 숨겼다고 의심할 것입니다
진관이라는 이름만 있지 유명무실합니다
진관 제도를 급히 다시 정비해야 합니다
군정을 진관의 수령들이 방치하고 있습니다
왜적들이 심상찮은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조총이 있기에 왜적을 가벼이 볼 수 없소
우리 군사들이 겁이 많고 나약합니다
저의 형이라도 노모와 피난 가게 해주소서
내가 모집한 무사들을 먼저 데리고 가시오
임금이 떠나면 조선은 우리 소유가 아닙니다
나라를 버리자는 논의를 누가 내놓았는가
임금의 파천은 모두 분하게 여긴다
모두가 힘을 합쳐 적을 쳐야 합니다
신이 어찌 스스로 죄가 없다고 하겠습니까
어찌 방비를 걱정하지 않으십니까
너희의 충성은 지극하나 난을 일으켜선 안 된다
원컨대 서쪽으로 피난 가지 마십시오
왜적들을 물리칠 희망이 있습니다
청천 강변에서 왜적과 결전해야 합니다
더이상 피난 가지 말고 굳게 지켜야 합니다
밤새 달려가 명군을 데려오겠습니다
군량을 수송할 대책을 찾아내야 한다
3장 도성의 왜적을 일거에 소멸시켜야 합니다
평양의 왜적을 남쪽으로 패퇴시켜야 합니다
상벌을 분명히 하고 사기를 진작시키소서
그대는 서생이니 장수의 그릇이 아니오
북쪽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이 어찌 없겠습니까
하늘이 도와 군량이 도착했습니다
너희가 군졸로서 어찌 도망칠 수 있느냐
병들었으나 죽기 전에는 힘을 다해 뛰겠습니다
형세를 보면 더욱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 명나라 군사가 물러나선 안 됩니다
여진의 속뜻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영남의 좌도가 무너지면 전국이 무너집니다
위급한 시기에 기댈 것은 오직 인심입니다
도성의 왜적을 일거에 소멸시켜야 합니다
얼어붙은 임진강에 부교를 만들다
명군은 퇴각이 아니라 진군해야 합니다
적의 머리와 꼬리를 단절시켜야 합니다
명군들이 출병하지 않아 원통하고 분합니다
왜적과 강화하러 가는 기패에 절을 할 수 없다
왜적을 죽이지 못하게 하는 명은 받들 수 없다
이 전투가 어찌 하늘의 도움이 아니겠는가
지금 적을 방어하는 일은 일각이 급합니다
군사들이 밤낮으로 배우고 훈련하게 해야 합니다
정예 병사 수만 명을 육성해야 합니다
유격전의 계책으로 왜적을 고립시키다
고운 모래와 재로 적의 눈을 못 뜨게 하다
4장 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습니다
명군이 출격하지 않으면 죽기 살기로 싸울 뿐이다
소금 굽는 일 하나는 시행해볼 만합니다
부산에 주둔한 왜적을 몰아내야 합니다
섬에 둔전을 실시하면 이익이 있습니다
공노비와 사노비도 병졸로 삼아야 합니다
성을 지키려면 포루를 설치해야 합니다
걱정할 일이 외부의 적뿐만은 아닙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노복과 주인을 따집니까
군사들로 둔전을 설치해 경작해야 합니다
공물과 방물의 폐해를 고쳐야 합니다
명나라에서는 지방에서 진상하는 일이 없습니다
변방 군사 하나가 후방 민병 백보다 낫습니다
명나라의 노여움을 자극하지 말아야 합니다
도성에 1만의 정예병을 두어야 합니다
목숨을 바친 의병들을 제대로 포상하소서
화친을 주장했던 적은 추호도 없습니다
병조는 날마다 군정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강 연안에 둔보를 설치해야 합니다
서자건 노비건 재주가 있다면 인재입니다
군사를 군량에 따라 감축하면 안 됩니다
인재의 기준은 출신과 문벌이 아닙니다
헛되이 말만 해서는 복수할 수 없습니다
아직도 나라를 구제할 만한 희망은 있다
사가의 노비는 나라의 백성이 아닙니까
5장 나라를 구했지만 더 큰 시련이 시작되다
적군이 지나갈 때를 기다려 그 뒤를 밟아라
명나라 장수의 장난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소서행장을 사로잡을 기회를 놓쳐 애통하다
인심이 뿔뿔이 흩어지면 나라가 위태롭습니다
나라의 근본인 도성은 반드시 고수해야 합니다
모욕을 받은 저의 관직을 거두어주소서
사염을 억제하고 공염을 확대해야 합니다
험한 곳에 자리 잡고 성벽을 지켜야 합니다
이순신의 사람됨을 깊이 알고 있습니다
통제사는 이순신이 아니면 안 됩니다
명나라가 요청한 둔전 설치를 반대합니다
이순신은 패하는 일이 없었다
탄핵 공론의 당사자로서 사직을 청합니다
논죄당한 것이 이미 중해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다만 이 칼자루를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신의 속마음까지 공박하니 억울할 따름입니다
공론을 멸시하고서 조정에 들 수 없습니다
남의 발소리만 들어도 두근거리고 두려워진다
조정은 함부로 들고 나는 곳이 아니다
이제까지의 7년을 원망하지 않는다
신의 이전 직책을 거두거나 내려주소서
훈적 가운데 신의 이름을 삭제해주소서
백성을 기르고 어진 사람을 등용하소서
애국의 일념만이 죽을 때까지 잊기 어렵다
6장 나는 평생에 세 가지 한이 있다
책을 읽을 때는 주해를 먼저 보면 안 된다
불서는 읽었지만 불교의 그릇됨은 압니다
양명학에도 배울 바는 있습니다
양명학의 단점은 버리되 장점은 취해야 합니다
그쳐야 할 곳을 알아 그치는 것이 핵심이다
겉과 속이 하나가 되면 저절로 이르는 것이 있다
주자가 문제가 아니라 주자를 읽는 자들이 문제다
같은 데서 시작했지만 가는 곳이 다를 뿐이다
양명학의 폐단은 문치주의보다 심하다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일보다 더 중대한 것은 없다
체험함이 없는 자들은 모두 덕을 포기한 것이다
약삭빠르게 벼슬하는 자들의 방법을 배우지 말라
조심하고 두려워하며 혼자 있을 때 더욱 삼간다
마음 씀씀이와 일 처리가 군자는 모두 공정하다
정성이 있으면 사물이 있고, 정성이 없으면 사물이 없다
하늘의 운수를 말하지 말고 사람의 일만 말하라
누추한 집이지만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충효 이외에 다른 할 일이 없다
정성과 효도, 화합은 집안을 지키는 도이다
조화의 세계로 편안하게 돌아가고 싶다
나는 평생에 세 가지 한이 있다
류성룡 상세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