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놓치기도 하는 거요. 그게 무엇이든......
난 그게 더 나을 때도 있다고 생각해요.
바다 색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시간이 아무리 소중해도 실제론, 적어도 혼자 아닌 여럿의 삶에서는 지키기 어렵다는 것. 그렇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통로란 이런 시간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렵지요. 그러나 이 시간이 지켜지지 않는다 해서 누구도 억울해하거나 슬퍼할 필요가 있을까. 작가 함씨가 묻는 곳이지요. _김윤식(문학평론가)
소설가 함정임의 여덟번째 소설집 『저녁식사가 끝난 뒤』가 출간되었다. 기묘한 불협화음과도 같은 문체로 카니발적 꿈과 현실적 구속 사이의 대립이라는 주제를 탁월하게 드러냈던 소설집들을 지나, 끊임없이 떠도는 인물들을 통해 이제는 희귀해진 비극적 낭만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던 『곡두』 이후 오 년여 만의 소설집이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발표된 작품들을 묶은 이 소설집에는 2012년, 2013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림으로써 일찌감치 독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던 「저녁식사가 끝난 뒤」와 「기억의 고고학―내 멕시코 삼촌」을 비롯하여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들이 실려 있다.
저 : 함정임 咸貞任 90년대 한국문학의 한 줄기를 만들어온 여성작가다. 1964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이화여대 불문과를 나와 스물여섯 살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광장으로 가는 길」이 당선되어 소설가가 되었다. 대학에서 프랑스 시와 현대 부조리극에 경도되었고, 거리와 광장보다는 도서관과 지하 소극장을 전전했다. 그때 대학 문학상에 시가 가작으로 뽑히는 바람에 제도권 문학지의 청탁을 받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그 문학지의 기자가 되었다. 그 후 계간지 편집장과 출판사 편집부장으로 일하며 프랑스 현대문학을 전문 편집했고, 프랑스 대사관 도서과에 다년간 협력했다. 2003년 계간 『동서문학』에 장편소설을, 인터넷 서점 예스24 웹진 북키앙에 미술 에세이를 연재했다. 2004년 한신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 한신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와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글쓰기와 이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으며, 2007년 현재 동아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소설 창작과 이론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스물여덟 살에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이라는 매우 낯선 제목의 첫 소설집을 낸 이후 『밤은 말한다』 『동행』 『행복』 『당신의 물고기』 『아주 사소한 중독』 같은 무난한 제목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냈고, 2002년 첫 소설집 - 제목처럼 쉼표가 들어간 제목의 소설집 -『버스, 지나가다』를 펴냈다. 미술애호가의 심정으로 제법 두꺼운 번역서 『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와 아이를 위한 번역서 『실베스트르』를 펴냈고, 첫 산문집 『하찮음에 관하여』를 냈다. 이 외에도 소설집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 『당신의 물고기』, 『네 마음의 푸른 눈』, 장편소설 『춘하추동』 이 있다. 그리고 산문집 『하찮음에 관하여』, 유럽묘지예술기행 『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로 갔다』, 파리기행 『인생의 사용』, 미술에세이 『나를 사로잡은 그녀, 그녀들』, 에세이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등이 있다.
기억의 고고학―내 멕시코 삼촌
저녁식사가 끝난 뒤
그는 내일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어떤 여름
오후의 기별
구두의 기원
밤의 관조
꽃 핀 언덕
해설 | 이소연(문학평론가)
그대 상심이 내 상처와 만날 때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