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숙은 글자 그대로 어리석은 아저씨에 대한 나의 비판이 주 내용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깊게 읽어보면 비판을 받아야 할 사람은 아저씨가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즉, 비판자인 나가 그 당시 사회로 보면 비난 받아 마땅한, 영리하게 현실에 타협하는 기회주의자라는 아이러니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냉소, 비꼼, 조롱 등이 완곡하게 스며있는 풍자적 성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일제 강점기의 소설가 호는 백릉(白菱), 채옹(采翁)이다. 1924년 단편 「새길로」를 『조선문단』에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한 뒤 290여 편에 이르는 장편 · 단편소설과 희곡 · 평론 · 수필을 썼다. 그의 작품세계는 처음에는 당시의 현실반영과 비판에 집중하는 사회주의 운동에 동조하는 경향의 작품을 썼지만, 차차 풍자적인 성향의 작품을 발표했다. 작품 기법에 있어 매우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대표작으로는 『레디메이드 인생』, 『탁류(濁流)』, 『태평천하(太平天下)』, 『치숙(痴叔)』, 『여인전기(女人戰紀)』, 『미스터 방(方)』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