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않은 행숙은 양손에 깍지 껴서 턱을 받친다. 몸을 내 쪽으로 기울이고 생글거린다. 내가 뭐라고 말을 하면 소리 내어 웃지 않고 씩, 미소를 짓는다. 무거운 얘기일수록 더 그런다. 한껏 더 활짝 웃는 얼굴을 한 행숙의 눈꼬리가 아래로 폭 내려오고 입꼬리가 위로 쭉 올라간다. 행숙은 꼭꼭 눌러 쓴 연필 글씨처럼 조금 말한다.
저 : 김행숙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서 시집으로 『사춘기』, 『이별의 능력』, 『타인의 의미』를 냈다. 그 밖에 『문학이란 무엇이었는가』, 『창조와 폐허를 가로지르다』, 『마주침의 발명』, 『에로스와 아우라』 등의 책을 썼다. 현재 강남대 국문과 교수로 있다.